다음 세대의 Form을 만들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 29일

Abstract painting of arched layers in warm shades of orange, red, and yellow with a green center.
Abstract painting of arched layers in warm shades of orange, red, and yellow with a green center.

폼(Form)은 이상한 제품입니다.
인터넷이 생긴 뒤 가장 오래 살아남은 인터페이스 중 하나인데, 동시에 가장 덜 진화한 인터페이스이기도 하니까요.

최초의 폼은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인구·세금·노동을 기록하기 위한 표였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태도를 수치화하기 위한 리커트 척도(1932) 같은 방식이 등장하면서 “질문-응답-집계”는 하나의 표준이 됐습니다.

웹이 등장한 뒤에도 본질은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웹 폼은 1993년 무렵부터 등장했고, 1995년 HTML 2.0(RFC 1866)에 FORM과 INPUT 같은 요소가 명세로 정리됩니다.
이때부터 우리는 화면 위에 ‘종이 양식’을 옮겨 놓은 채,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폼은 왜 여전히 ‘수집’에서 멈춰 있을까?”
“왜 폼은 우리가 원하는 형태의 ‘이해’까지 데려다주지 못할까?”

그래서 우리는 Celon Form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폼은 이미 충분히 좋은데, 왜 다시 만들까요?

솔직히 말하면, 폼 도구는 세상에 너무 많습니다.
피드백 위젯도 많고, CSAT/NPS를 수집하는 도구도 많고, “AI 기반 폼”도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CSAT는 “만족했나요?”를 묻고(보통 5점/7점 척도), 만족 비율을 지표로 봅니다. CSAT가 지금과 같은 형태로 쓰이기 시작한 배경으로 1994년 ACSI(미국 고객만족지수) 같은 체계가 자주 언급됩니다.

NPS는 “추천 의향” 한 질문으로 충성도를 보려는 지표이고, 2003년 Fred Reichheld의 HBR 글을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지표가 나오는 것과 이해가 생기는 것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제품팀, UX팀, CX팀이 폼을 두고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응답은 쌓이는데, 정리는 끝이 없다”
“좋은 질문을 만들기가 제일 어렵다”
“결국 사람이 읽고 분류하고 보고서를 만든다”

우리는 Celon을 만들면서 다양한 팀을 인터뷰했고, 그 과정에서 기존 피드백 위젯/CSAT·NPS 수집 툴이 제공하는 경험의 한계를 꽤 자주 마주쳤습니다.
그리고 “AI 기반 폼”이라고 불리는 제품들도 함께 살펴봤는데, 기대만큼의 ‘업무 변화’를 주지 못하는 지점들이 분명히 보였습니다.

AI가 들어갔다고 해서, AI 기반이라고 해서 그 경험이 곧바로 더 나아지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어떤 경우엔 더 불편하고, 더 불명확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그 이유가 폼의 정체성을 잘못 잡아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폼을 ‘수집 도구’로만 취급해온 순간부터, 이해는 폼 밖의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폼은 이해를 만드는 인터페이스여야 합니다

폼이 하는 일을 우리는 너무 오래 “입력 받는 기능”으로만 정의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폼의 목적은 이거잖아요.

고객이 무엇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사용자가 왜 이탈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어떤 메시지가 통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즉, 폼은 단순히 “응답을 받는 그릇”이 아니라 의사결정으로 연결되는 ‘입구’입니다.

그런데 기존 폼은 대부분 여기서 멈춥니다.
대부분의 폼은 ‘수집 이후의 흐름’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수집은 잘하지만, 맥락이 잘리거나
맥락이 있어도, 분석이 사람 손에 의존하거나
분석을 AI가 해준다 해도, 근거가 흐리거나
근거가 있어도, 다음 액션(티켓/실험/로드맵)까지 못 가거나

그리고 무엇보다, 폼을 쓰는 고객의 현실이 있습니다.
고객은 바쁘고, 귀찮고, 이 일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폼에는 종종 이런 답이 쌓입니다.

질문의 의도와 다른 이야기
맥락이 빠진 한 줄
“그냥 별로예요” 같은 결론만 있는 답
질문이 길어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품질

이 상태에서 “응답 수집”만 늘리면, 팀은 더 많은 시간을 정리와 추측에 쓰게 됩니다.

Celon Form은 이 흐름을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입력 → 응답”으로 끝나는 폼이 아니라
“입력 → 이해 → 실행”으로 이어지는 폼.

그래서 Celon Form은, 이런 폼입니다

질문을 미리 완벽하게 설계하지 않아도 됩니다.
목표만 입력하면, AI가 목적에 맞는 설문을 만들고 응답에 따라 후속 질문을 이어갑니다.

“그냥 별로예요” 같은 답이 나오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유·상황·비교 기준을 자연스럽게 끌어냅니다.

응답은 쌓이는 순간부터
의미 단위로 정리되고, 주제별로 묶이며, 근거와 함께 요약됩니다.
필요하다면 팀이 정한 기준에 따라 응답 품질을 관리하고, 그에 맞춘 리워드/보상 설계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폼을 닫는 순간,
이미 “응답 목록”이 아니라 이해 가능한 결과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Celon Form은
응답 수를 늘리는 폼이 아니라,
한 명의 응답에서도 최대한의 맥락을 얻는 폼입니다.

CSAT, NPS 같은 지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수만 남기지 않고, 필요한 지점에서만 이유와 맥락을 더 물어봅니다.

우리에게 Celon Form은 ‘다음 여정’입니다

Celon을 만들면서 확신하게 된 게 하나 있다면,
팀이 고객을 이해하는 방식은 앞으로 더 빠르게 바뀔 거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점은
대부분 “폼”이라는 아주 오래된 인터페이스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큽니다.

폼은 너무 오래 같은 방식으로 존재해왔습니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됐습니다.